[앵커]
올해 2학기에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기로 한 중학교가 있습니다.
여름방학에 급식실 공사를 해야 해서, 학교 측이 학사일정을 뒤로 미룬 게 이유입니다.
시험범위는 늘고 겨울방학마저 줄어서,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지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 서구의 한 중학교.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은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3월 초, 2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올해 여름방학에 급식실 공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고입을 치르기 위해, 중학교 3학년은 다른 학년에 비해 내신 마감 기한이 이릅니다.
공사를 위해 방학 기간이 늘어나면서 2학기 학사일정이 순연됐는데, 내신 마감 기한 전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치르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탓에 시험을 한 차례만 치르게 된 겁니다.
학교 측은 급식실의 누수 현상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걸 우려해 올해 급식실 공사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교사 회의를 거쳐 공사가 결정되고, 결국 학사일정이 바뀐 걸 가정통신문을 통해 확인하자 학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해당 학교 3학년 학생 “제가 항상 봐오던 중간고사다 보니 이번에도 당연히 중간고사를 볼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서 굉장히 당황스럽고 혼란스럽습니다.” ]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게 되면서 기말고사 때 봐야 할 시험 범위가 늘어나 학습 부담이 커졌다는 것도 주된 이유입니다.
게다가 여름방학이 늘어났지만 수업일수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약 두 달이던 겨울방학이 올해는 3주 가량으로 줄어들면서, 고등학교 생활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갑작스럽게 짧아졌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학생은 겨울방학 기간 중 고입 대비 특강, 이른바 ‘윈터스쿨’을 수강할 예정이었는데, 짧아진 겨울방학으로 인해 수강이 불가능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 해당 학교 3학년 학생 “제가 원래 전국단위 자사고를 준비하고 있어서 겨울방학 때 ‘윈터스쿨’을 들을 예정이었는데 이번에 겨울방학이 짧아지게 되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윈터스쿨을 듣고 있을 때 제가 듣지 못하게 돼 당황스럽고 좀 불안해요.” ]
학교 측은 학생들 사이 불만이 나오는 걸 알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불만은 인지하고 있지만 기간 내에 예산을 써야 하기 때문에 예정대로 공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와의 의견 교환 없는 학교의 일방적인 학사일정 조정 통보로 학생들의 고충이 커진 상황.
학생들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정 결정 때는 사전에 대화와 의견수렴이 있어야 했다는 아쉬운 지적이 나옵니다.
윤지우 청소년기자 @ynp.or.kr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청소년기자단과 함께 만드는 ‘청소년 뉴스 LIVE’ 리포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