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인데요” 한 마디에 교문 또 뚫렸다…대전교육감 “안전관리 철저” 발언 하루 만

대전시 한 고등학교의 학급 단체 채팅방입니다.

학교 주변에서 수상한 사람이 발견됐으니 하교 시 주의하라는 담임교사의 공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19일 오전 10시쯤, 본인을 이 학교 졸업생이라고 지칭한 한 남성이 교내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배움터 지킴이’는 별다른 신분 확인 없이 이 남성을 학교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 해당 고교 배움터 지킴이 “졸업생 같아요. 일단 여기에 오셔 가지고 ‘전에 선생님 고마웠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 ]

교내 채팅방 내용에 따르면, 이 남성은 구두주걱을 깎아 만든 흉기를 가지고 길가에 자라난 풀을 치고 있었습니다.

풀을 베던 이 남성은 학교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다가 교사에게 제지됐습니다.

남성이 학교 밖으로 나가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이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있던 만큼 자칫하면 피해를 볼 수도 있던 상황.

수업을 받는 일과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보니, 학생들은 불안해했습니다.

[ 해당 고교 학생 “학교에서도 계속 조심하라고 방송 나오고. ○○고 사건 있잖아요, 칼부림 사건. 그 사건이랑 되게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

지난 8월, 같은 대전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외부인이 들어와 교사를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는 일도 있었는데, 이때도 본인이 졸업생이라는 설명에 ‘배움터 지킴이’가 출입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그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이 지적됐는데,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출입증 관리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설동호 / 대전교육감 “저희 대전교육청에서는 그야말로 학교가 안전할 수 있도록 모든, 출입증 관리라든지 이런 걸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두가 학교 현장의, 아주 철저하게 안전 관리를 위해서 현장 점검도 하고 지금 많은…” ]

8월에 일어난 사건 이후 안전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정책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 설동호 / 대전교육감 “학생과 교직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지금 현재 추진하고 있는데…” ]

그러나 교육감이 이런 말을 한 지 하루 만에 신원 미상의 외부인이 또 학교에 들어오면서 학교 안전관리 체계 구멍이 여전히 뚫려 있음만 보여줬습니다.


안주현 기자 snack@yn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