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샤우팅’ 나오는 이유 – 국정감사 프리뷰 ②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감사한다고 했죠.

나랑은 약간 먼 얘기같은 대통령 영부인 논문 얘기도,

[ 서동용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07년도에 나온 논문 두 개를  하나는 ‘검증 불가’ 하나는 ‘연구 부정 아님’ 이랬다니까요. 왜 그래요, 왜 그러는 거예요, 그게?” ]

나랑 꽤 가까운 얘기인 주변의 안전 얘기도,

[ 조경태 / 국민의힘 의원 “3,300억을 들여서 멀쩡한 교육청을 이전한다고 할 돈은 있고 이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수 년째 가만히 있고 말이지요.” ]

모두 감사 대상입니다.

감사 범위가 아주 넓고, 제한된 시간 안에 질의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마음은 급해지고, 해프닝이 생기기도 합니다.

위원과 증인이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죠.

이렇게 말입니다.

[ 조희연 / 서울교육감 “MS 오피스하고 아래아 한글 부분을 교육청이 집단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20여억 원을 저희가 절약한 것으로…”
이은재 / 당시 새누리당 의원 “그런데 왜 이것을 입찰 안 하고 수의계약을 했습니까?”
조희연 / 서울교육감 “다른 회사가, MS를 하는 다른 회사가 있지 않지 않습니까”
이은재 / 당시 새누리당 의원 “무조건 입찰하도록 돼 있죠? 교육감님 자질이 안 됩니다. 사퇴하십시오!” ]

사안에 따라서 여야 간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기 시작하면, 감정이 격해지기도 합니다.

그게 심해지면 이런, 이른바 명장면들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2020년 국감 당시, 여당 소속 위원장과 야당 소속 의원이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지르다,

[ 박성중 / 당시 과방위 야당 간사(국민의힘) “당신이 중간에서 (발언을) 끊어 놓고…”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당신?”
박성중 / 당시 과방위 야당 간사(국민의힘) “당신이지 그러면 뭐야.”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여기 위원장이야!”
박성중 / 당시 과방위 야당 간사(국민의힘)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뭘 잘못해! 여태까지 당신한테…”
박성중 / 당시 과방위 야당 간사(국민의힘) “1분(시간 추가)을 남발하니까…”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그래, 나도 당신이라고 할게. 당신한테 내가 얼마나 배려했는데”
조승래 / 당시 과방위 여당 간사(더불어민주당) “그만. 그만.” “그만하세요. 그만.”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결국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습니다.

[ 이원욱 / 당시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정회를 선포합니다.” ]

와우.

지난 2008년, 국감장에서 당시 문체부 장관의 감정이 격해진 장면은 아직까지 회자되기도 합니다.

[ 유인촌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찍지 마! 찍지 마. 성질 뻗쳐서 정말.”
전병헌 / 당시 민주당 의원 “인상을 붉히면서 욕설에 버금가는 말을 해야 된 것입니까. 대단히 적절치 못한데.”
유인촌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우리 의원님들한테 한 것도 아니고요. 사진기자한테 그런 상황에서 찍지 말아달라고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

이후 유인촌 당시 장관은 해당 사진기자에게 사과했습니다.

사실 정치인들의 이런 모습, 마냥 미워할 건 아닌데요.

투표를 통해 뽑힌 국회의원이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을 대신해서 책임자에게 사안을 따져묻고, 답변-때로는 해명을 받아내는 일.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중요한 임무입니다.

하지만, 아까 본 영상 같은 해프닝이 질의와 답변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되겠죠.

올해 국감은 언제 큰 소리가 터져나올까, 심장 졸이지 않고 볼 수 있는 국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명장면, 더 못 본다고 해도 괜찮으니까 말입니다.


홍서희 기자 hxsxh@ynp.or.kr